젊어지는 건강 목욕법
ENJOY BATH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는 당나귀젖 목욕으로 피부를 매끄럽게 가꿨고, 조선시대 황진이는 인삼 잎을 우려낸 물로 몸을 따뜻하게 보했다. 이처럼 목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체의 내, 외부를 가꾸는데 이용됐다. 특히 체질과 증상을 고려한 약탕요법은 미용뿐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을 줘 피부로 마시는 보약이나 진배없다. 하루 30분 투자해 10년 젊어지는 건강 목욕 즐기기.

도움말. 채기원 (청아연한의원 원장)

하루 일과를 마치면 욕실에 들러 가벼운 샤워나 목욕을 하곤 한다. 이렇게 몸을 정갈하게 씻고 나면 일상의 찌든 때까지 말끔히 씻기는 듯한 기분이 든다. 목욕은 몸을 씻는 것에서 나아가 쌓인 피로를 씻어 하루를 개운하게 마무리해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음의 건강과 함께 몸의 건강까지도 유지해준다.

목욕의 가장 큰 효능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는 것이다. 또한 몸속에 쌓인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해 신체 내,외부를 건강하게 만든다. 더욱이 목욕을 할 때는 1km를 달리는 것과 비슷한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재미있는 점은 목욕을 잘못 했을 때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 건강에 이로운 목욕법을 소개한다.

먼저 미온욕은 36-39℃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방법이다. 피부 표면과 모공 속 이물질을 없애고, 땀을 통해 체내 노폐물을 배출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하는데, 이로써 뭉친 근육과 관절의 건강을 풀어준다. 가급적이면 30분~1시간 이내 마치는 것이 좋으며, 고혈압이나 심장, 혈관질환이 있다면 짧게 하는 것이 좋다.

냉온욕은 찬물과 더운물을 번갈아가며 10분씩 반복하는 방법이다.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자율신경을 조절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한 면역력을 높여 약해진 체질을 건강하게 단련시키는데, 감기나 암 같은 질병에 잘 걸리지 않도록 한다. 찬물은 15~20℃, 더운물은 40~42℃ 정도가 적당하고, 어깨 결림이나 근육통에 시달리는 사람은 스트레칭을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냉온욕을 너무 많이 하면 피로해지기 쉬우므로 온욕 5분, 냉욕 1분 씩 2~3회 반복한다.

머리는 차갑게, 다리는 따뜻하게 하는 두한족열에 맞춘 목욕법이 바로 반신욕이라 할 수 있다. 몸을 명치까지 담그고 20~30분씩 4~5회 반복하는데, 손, 팔, 어깨 등을 탕속에 넣지 않도록 한다. 몸 전체를 담그지 않으므로 몸에 무리도 덜하고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에게 권할 수 있다. 특히 수족냉증, 복부냉증 등 혈액순환 장애롤 인한 부분냉증에 좋으며, 몸이 무겁고 나른할 때 효과적이다.

반면 반신욕을 피해야 할 사람도 있다. 평소 땀이 많거나 땀을 흘렸을 때 몸이 가뿐하지 않고 오히려 피곤하거나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과 당뇨병 환자는 절대 하지 않도록 한다.

집에서는 주로 샤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온수요�ㅇ� 미지근한 물에서 시작해서 찬물로 끝내거나 냉온욕처럼 반복해주는 것도 좋다.

또 샤워기 수압이나 비누거품을 이용해 함께 구석구석 마사지를 하면 피로와 긴장도 풀어주고 피부에도 도움이 된다. 물을 뿌릴 때는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심장에서 먼 쪽부터 발-다리, 손-팔, 목-어깨~가슴-등-배, 얼굴 순서로 하는 것이 좋다.

목욕도 너무 자주하면 피로를 가중시켜 건강을 해친다. 또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까지 벗겨내 적당히 있어야 할 수분과 유분이 없어져서 피부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젊은 사람이면 1주일에 두세 번, 노인은 1주일이나 2주일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 목욕 시간도 너무 길면 오히려 심신을 지치게 하므로 20~30분이 적당하다. 목욕 전후로는 신체 내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기 위해 물, 우유, 과일주수, 이온음료 등을 마셔주는 것이 좋다. 운동 직후나 식사 후, 특히 음주 후에는 목욕을 피하도록 한다.